소립시

가을에의 마지막 개구리

소립 2008. 10. 11. 14:20


나는 가을날의 눈부신 햇살을 좋아한다

청명한 하늘에 흰 구름 소리없이 떠 있는 것을 좋아한다

토요일 하교길 시내버스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생글생글
꺄르르 1학년 여고생들의 풋풋한 웃음을 좋아한다

천안에서 유성으로 가는 시외버스 창문 커튼 틈 사이로
밝고 환한 빛이 새어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끄적끄적
뭔가를 적는 것도 기쁨이다

이런 날이면 나의 어두움은 휘발하여 빛만이 내 마음을
가득채운다

불려지지 않아도 개구리는 왕자가 된다

나무 잎이 살랑이는 바람에 서로 부딪껴 가을 햇살에
물고기 비늘처럼 빛 뿌려지면 흐르는 강물도 반짝이는
오후가 된다

시원한 산들바람에 벌어진 밤송이, 들판에 여물어 가는
알곡들에도 내 마음은 풍요로워 진다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어 놓고 달리는 승용차안에서는
긴머리 소녀가 얼굴을 살짝 내밀고 머리카락을 나부낀다

시감(視感) 청감(聽感) 후감(嗅感) 촉감(觸感) 그리고
마음으로 미감(味感)을 상상하며 오감으로 느낄것이다

아 어느 새 가을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