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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06 천안발 유성행
천안발 유성행 버스 창밖
봄날의 이른 아침 햇살
그 투명했던 것을
이름 모를 나무가 숲을 이루어
어리고 연한 녹(綠)빛으로 물들였다.
녹음이
짙어져 간다.
인생은
쪽빛으로 짙어져 가는가
재빛으로 희미해져 가는가
기억이 아득히 멀어져 간다.
어제 같던 옛날이 멀어져 간다.
벼랑 끝 무너지는 철도를
씩씩 거리며 달리는 기차다.
제마다 길이 다른 도화선에 불 붙어
파밧 타들어 가는 찰나이다.
기억은 떨어지는 돌덩이가 된다.
산산이 부서지며
누군가의 기억속으로 잊혀져 간다.
기억은 흩날리는 재가 된다.
바람속에 멀어지며
누군가의 기억속으로 잊혀져 간다.
그래도 달려야 한다.
떨어 질 지언정
그래도 불타 올라야 한다.
재가 될 지언정
떨어지지 않으려 한들
흩날리지 않으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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