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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06 <마이크로코스모스>를 읽고
한편의 희곡이나 영화에 비유한다면 대서사극이며 한편의 시에 비유한다면 대서사시가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의 탄생에 시작해서 원핵생물, 진핵생물로 진화하면서 산소의 발생과 그 영향력은 미처 생각도 못한 것이다. 산소가 한때는 생물에게는 아주 유독 가스였던 것이었다. 인간이 지구에 출현하여 발달한 시간은 지구의 역사에서 에펠탑의 첨탑에 칠해진 페인트 두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마크 트웨인의 표현이 아주 강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미생물이 지구에 끼친 영향력의 시간은 지대한 것이었고 지금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너무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하여 하지만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어느 부분을 콕 찍어서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지상의 생물 역사는 매우 흥미진진하여 그 시작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역사학자들이 인류의 문명을 연구 하는데 있어서 로스엔젤레스의 창설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가 미생물 우주를 무시한다면 이는 마치 자연사의 중간에서부터 자연을 연구하는 것이 된다. 식물, 균류, 동물들은 모두 미생물 우주에서 나타났다. 우리의 외형적인 차이의 기저에는 우리 모두가 걸어 다니는 박테리아의 집단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 세상은 개개의 미소한 생물들이 모여서 구성하는 장엄한 풍경이라 할 수 있다. 거대한 삼나무와 고래, 모기와 버섯 등은 절묘한 공생의 연합체들이며 또 진핵세포의 단위 부분들이 모여서 이룩된 완성품이라 할 수 있다. 미생물들은 동물, 식물, 균류의 다른 외형을 소유하면서 건조한 육상의 환경으로 진출하는 길을 열었던 것이다."
특히 재미있게 나에게 다가온 내용은 11장 '뒤늦은 동식물의 번성'에 대한 내용들이다.
한 예로, 바다 속에 녹아 있던 칼슘의 농도가 바다 속에 있던 세포 내의 칼슘 농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세포내로 이동되어지는데 이때 세포는 계속 밖으로 칼슘을 밖으로 내보낸다.
"칼슘은 세포의 물질 대사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세포질 속에 녹아 있는 칼슘은 미세소관에 의한 유사분열, 감수분열적 성, 두뇌 작용 등의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되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주위의 용액으로부터 제거되어져야만 한다. 두뇌속의 신경세포들에 의하여 전달되는 전기 화학적 신호의 '화학적' 부분은 주로 칼슘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마치 전화 통신망이 동선에 크게 의존하듯이, 두뇌 속의 뉴런 조직망은 칼슘에 크게 의존한다. 약 6억 2천만년 전에 이르러서 비로소 최초의 동물 두뇌가 진화되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칼슘은 근육의 움직임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과로한 운동을 하면 근육에 칼슘의 침전물이 생기게 되는데 칼슘이 근육의 움직임에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이런 칼슘이 사용되고 남은 잉여의 칼슘은 외부로 배출되거나 용액 속에서 석출되어 무해하도록 축적되어져야만 하는데 캄브리아기 이래로 생물들은 치아와 뼈의 형태를 만드는 길이 열렸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수정하는 동물은 모두 물에서 사는 생물로부터 진화되었다는 내용 등 다양한 현재의 모습을 미생물, 세포의 진화로 설명하기에 재미있는 예들이 많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대서사시, 대서사극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들기 시작했는데 왜냐하면 현재의 동식물의 모습이 나타나고 분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나의 모습은 미생물의 진화에 대한 결과이며 흔적이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다.
“인간은 지극히 특별한 존재도, 동떨어진 존재도 아니다.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입장을 생물학적으로 연장하면, 우리는 이 지구에서 생물의 우점종(優占種)으로서 우리의 위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견해는 우리 인간이 갖는 집단적 이기심에 뼈아픈 일격이리라. 그러나 우리는 진화의 사닥다리에서 가장 위층의 계단을 차지하는 모든 생물의 지배자가 아니다. 우리의 존재는 생물계의 지혜가 우리에게 부여된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유전공학을 창조한 것이 아니다. 차라리 인간은 자신을 박테리아의 생활사에 은근히 맡겨서 오랜 동안 그들의 방법으로 유전인자를 교환하고 복사하게 하였다고 함이 타당하다.”
소설처럼 쉽게 읽어갔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것을 만화 영화화 해서 방영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어렸을 적 보았던 만화중에 ‘신비한 인체탐험’ 인가 있었는데, 우주선? 비행정? 같은 것에 탑승하면 아주 작게 축소하여 인체를 탐험하는 내용의 만화였는데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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