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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6일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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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비가온다.
아침부터 우울하다.
모차르트 레퀴엠과 클라리넷협주곡을 듣는다.
내친김에 유키구라모토 전곡도 다운받는다.
하루종일 이름도 모를 클래식만 들었다.
마음까지 촉촉해진다.

우산이 없다.
망설임없이 비속을 향해 걸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걸었지만
왜 우산쓰고 걷는 사람은
모두 나를 향해 걸어오는가

따뜻할 듯한 비를 맞으며
40여분 걸으니 한기가 느껴지며
춥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왜 비를 맞았느냐고 묻는다면
'가난해서 돈이 없어요'
'우산이 없어서요.'
'가끔은 비를 맞고 싶을 때도 있는거잖아요'
'당신과 같은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하는 세상도 있는거지'

주인집 아저씨와 마주쳤다.
흠뻑 젖은 나를 보며 아저씨가 묻는다.
'왜 비를 맞고 다녀요?'

속절없이 웃으며
'우산이 없어서요.'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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