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대둔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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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대둔산행문

여름 산행! 하면 어떤 느낌일까? 뜨거운 태양아래 비지땀을 흘리며 산행하는 정열적인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큰 산을 오르면 알 수 있듯이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얼음물처럼 차가운 물에 발이라도 담그면 더위도 잊게 되고 피로도 말끔히 사라진다.

피서 간다고 바닷가로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난 잘 이해가 안된다. 여름 바다는 푹푹찌는 모래에 많은 인파로 인하여 짜증지수가 더 높아지며 바가지 물가도 많고 바람이라도 불면 해수가 날려 찐득한 염분이 섞인 바람이 불어온다.

더위를 피해서 가는 것이라면 역시 계곡이 있는 산이 제격이다.

대둔산행을 가기전 여러 문우님께 연락드리며 제일 걱정한 것이 비가 오면 어쩌나 한 것인데 비가 와도 간다는 섬돌 산악대장님 말씀도 있었지만 비가 와서 적당히 불어난 대둔산 수락계곡 물은 신선이 노닐만한 곳이었다. 대둔산 여러번 와 보셨기 때문에 안가신다고 하시던 햇비님께서 ‘안왔다면 후회하실 뻔 했다’는 말씀에서 이번 대둔산행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람골에서 바람이 잘 불어오고 풍경이 좋으면 널다란 바위에 앉아 명상도 했다.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을까 했는데 잠자기 조차 아까운 풍경에 저절로 명상에 몰입한다.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바람이 되어 자유로왔다. 지난달에 지리산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대둔산행은 동네 언덕넘는 기분처럼 뭔가 아쉽기도 했지만 한시간 이상 명상도 하였기 때문인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도 충만했다.

대둔산은 대전에서 한 50분쯤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참가한 문우님이 7명이어서 차량 두대로 이동하였는데 나는 섬돌 대장님이 운전하는 차를 탔다. 가면서 섬돌 대장님이 ‘저 산이 대둔산이야’ 라고 말한 순간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처음보는 영화를 보더라도 대개는 ‘아 저 사람이 남(여)자 주인공이구나’를 알 수 있듯이 대둔산 주변에 많은 산들이 즐비하게 서 있어도 대둔산은 대둔산임을 알려주었다. 산과의 교감일까!

대둔산은 96년도에 한번 다녀 왔던 산인데 약 14년만에 다녀 왔다.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돌산이 많은 깍아지르는 철계단을 오르던 기억이 있는데 수락계곡은 물이 풍부하고 비온뒤라 더욱 더 맑았다. 수락계곡쪽으로 올라간 산행은 한쪽면만 올라가 본 사람이 갖을 수 있는 대둔산의 편견을 버릴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이 즐거운 이유는 많겠지만 그 중 하나는 문우님들께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가지고 오시기 때문에 먹는 재미도 빼먹을 수 없다. 이번에 처음으로 체리를 먹어 보았는데 우리나라 자두와 앵두를 합쳐 놓은 듯한 맛이었다. 맛있다~! 또 하나 인상깊은 것은 마음뜰님께서 실크로드 여행을 다녀 오셨다는데 그 고비사막 오아시스에서 재배한 비타민 포도를 말린 건포도를 가지고 오셨는데 초코 바 보다도 훨씬 좋았다. 실크로드를 건너 온 건포도! 내 개인사에서는 실크로드(silk-road)가 아니라 그레이프로드(grape-road)가 맞을 것 같다. 다음 산행은 충북 화양계곡이 있는 도명산으로 갈 예정인데 그 산행에서도 말린 비타민 포도를 가지고 오실 것이니 많이 들 오셔서서 그레이프로드를 건너온 포도를 드셔 보세요! 아 참 산에서 마시는 얼린 오미자 차도 정말 맛있습니다.^^

산은 역시 건강이다!!!
섬돌 산악대장님이 산에서 하산하는 사람들 발걸음을 보시더니 모두 다 기운차 보인다. 산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단전호흡하며 탁한 숨을 모두 내보내고 좋은 공기로 몸안을 가득차게 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하산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니 모두 개선장군처럼 기운차 보였다.

산은 학습장이다!!!
지난번 지리산행에서는 얼레지를 배우고 이번에는 원추리를 배웠다. 다음 번에는 무엇을 배울지 궁금하다. 얼레지와 원추리 모두 식용이 될 수 있는 식물이다.

인간이 빼어난 자연풍광에 감탄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도 인간은 그 자신의 느낌으로 이미 우주속에 하나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동질적인 파장이 인간의 깊은 내면속에서 마음을 공명시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벼랑끝 바위틈에 매달려 자란 저 소나무

오랜 세월 모진 비바람에 굴하지 않고

끝내 그 푸르름을 잃지 않더라!

그 때 바람불어와 솔가지를 흔들었다

진한 솔잎향 마음으로 다가와

퍼뜩 나의 정신을 깨운다.

 

오늘이 초복이네요. 이열치열로 건강하게 여름 보내세요. (아래 내용은 식객 <삼계탕>중에서 발췌)

한여름의 더위는 몸 안의 단백질과 비타민 C의 소모가 많아지게 한다. 따라서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단백질을 지닌 닭을 여러가지 약재와 함께 먹게한 선조들의 슬기에 감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상승된 기온 때문에 체온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쪽으로 다른 계절보다 20~30%의 혈액이 모여 있다. 상대적으로 체내의 위장과 근육에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식욕이 떨어지고 만성피로, 즉 여름을 타는 증세가 생기는 것이다. 더불어 여름철에는 덥다고 차가운 음식을 많이 찾는데 이것은 일시적인 더위 해소 효과는 있겠으나 위장과 간을 손상시킨다. 그래서 찬 음식 먹으면 안된다. 이열치열, 더운 음식으로 몸을 보호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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