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과 '인간적인' 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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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다' 라고 말하면 좋은 것, 선(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등학교 때 한비자의 처세술이란 책에서 읽은 글귀중 내 마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있었다. 앞으로는 '순수'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은 '악(惡)' 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악만큼 순수한 것 또한 없을 것이다.
 
위의 '순수'한 것과 비슷하게 '인간적인' 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저 사람은 너무나 인간적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은 좋은 의도, 선하던지 또는 인간미를 찬양하는 것으로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개체적으로 봐도 유일하기 때문에 누구나 특별하지않은 사람이 없는데, '인간적이다'라는 것은 사회성을 담고 있을 뿐 개인적인 특성을 담고 있지 않다. 즉, 인간사회 이기에, 인간 관점이기에 '인간적인' 이라는 말이 존재하고 성립된다고 생각되어 진다. 이 말은 인간을 표현하지만 이음동의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간이다'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즉, 구체적이지도 않고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말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느낌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도 물론 가지고 있다. 이것이 사회성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
 
악(惡)으로써, 너무나 인간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보겠다.
한 지역을 점령한 군인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얼굴에 권총을 들이 민다. 아기는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이내 방긋 방긋 웃는다. 군인도 웃는다. 그리고 나서 방아쇠를 당긴다. 잔인하지만, 얼마나 인간적인가!
동물의 세계에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것인 것이다.
 
이 글에서 뭔가를 제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고등학교 시절 고민했던 내용들이 다시금 떠오르는 나의 단편적인 생각을 옮긴 것 뿐이다. 다만, 내 사고가 굳어있기 보다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사회의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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