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天 道學流 (기천 도학류)
눈에 보이지도 아니하고 잡히지도 아니하고 무게도 형체도 이름도 없는 것을 이름 하여 기천(氣天)이라 하였다.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밤이 길고 피곤한 사람은 길이 멀고 바른 법(法)을 모르는 사람은 생사(生死)가 기나니, 싸움터에 있어서 수천의 적을 물리치기 보다는 하나의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야말로 용자(勇者) 중의 으뜸이라.
승리는 원한을 가져오고 패한 사람은 괴로워 누워 있으니 이기고 지는 마음 모두 떠나서 다툼 없으면 스스로 평안하리라. 몸을 지키고 말을 지키고 안으로 마음을 지키어 모든 성냄을 버리고 무학(武學)을 행하라.
욕심을 참는 것이 가장 높은 절기(絶技)이니라. 작고 모자라는 즐거움을 버리기 때문에 넓고 큰 즐거움을 얻는 것, 어질고 크게 지혜로운 사람은 넓고 큰 즐거움을 보고 작고 모자라는 즐거움을 버릴 것이니라. 모든 물건은 마음으로서 생기고 허망하기 요술과 같은 것, 요술쟁이가 모든 물건을 만들어 사람들을 홀리나 실상은 없나니.
지혜도 허공과 같아서 차별이 없으며, 허공은 처음도 끝도 중간도 없으니, 지혜도 그와 같나 니라. 어찌 범인(凡人)이 대해(大海)의 숨은 모래알을 알알이 헤아릴 수 있을까? 태산이 높다하며 큰 소리쳐도 유유히 흐르는 구름을 막지 못하고 죽림(竹林)이 빽빽하게 우거져도 흐르는 물을 막지는 못하리라.
해와 달이 뜰 적에 어느 곳을 비추지 않으리오 마는 제일 먼저 높은 산을 비추듯이 도(道)를 구하는 자(者) 이와 같나 니라. 검은 구름 덮여 비가 내리면 이 몸의 열이 식고 서늘하듯이 두루두루 펼쳐지면 수만 가지 철학이 되고 가르침이 되나 니라.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스치는 모양에 따라 조화를 이루는 진귀한 묘법, 진실한 것을 보고자 하면 분별을 버리고 좋은 방법을 닦을지라. 피리 소리의 조화는 구멍에 있고 통나무를 뻐개는 도끼의 힘은 자루에 있고 새가 창공을 나는 것은 날개의 힘이며 호랑이의 무서움은 발톱에 있나니.
구멍 없는 피리가 조화가 있을꼬? 자루 없는 도끼 쓸모없고 날개 없는 새가 창공을 어이 날 것인가? 발톱 없는 호랑이 허명뿐일세. 이 세상 모두 이와 같거늘 분별없이 헤매네.
만화(萬花)의 꽃밭에 노닐면 꽃향기 몸에 배일 것이며 물속에 노닐면 몸 또한 젖을 것이라. 그린 그림 속에 높고 낮음이 있어 보이기는 하여도 잡을 수 없듯이 진법(眞法)이란 이와 같아서 아지랑이와 같고 꿈과 같나 니라.
허공의 꽃 어찌 향기를 맡을 수 있으며 꿈속의 나비가 어찌 감정이 있으랴. 반석(磐石)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이 용기 있고 씩씩하게 이 법을 수행하면 마땅히 괴로움을 다할 수 있느니라.
못난 사람 나를 보고 한바탕 비웃겠지만 뒷사람 그를 보면 또 한 번 웃을 테지 ...
초대문주 대양 상인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