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배공을 수련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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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은 8시부터 9시까지 단배공 수련을 한다. 단배공이란 다음의 동작을 말한다.

1. 양팔을 벌리고 까치발을 선 다음에 시작된다.

2. 벌린 양팔을 왼팔은 위로 오른팔은 아래로 향하여 태극 모양으로 원을 그리며 교차시킨 후에 오른손은 손날을 세워 얼굴 중앙에 왼손은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하고 단전 위치에 놓는다.

3. 까치발로 선 상태에서 천천히 무릎을 굽히다가 무릎을 꿇는다.

4. 까치발 서기 위해 접혔던 발가락을 펴고 왼발이 오른발에 올려 X자로 포개놓는다.

5. 왼손을 올려 오른손에 붙이어 마치 X 모양으로 만들자마자 양손을 앞으로 돌리어 손바닥이 위로가게 하자마자 수평으로 양팔을 벌린다.

6. 양팔을 벌린 후 180도 수평이 되면 양팔을 굽혀 머리 위로 올린다. 머리와 접혀진 두 팔의 모양이 뫼산(山)자 모양이 되게 한다.

7. 그 상태에서 아랫배 쪽부터 앞으로 숙여 절을 한다. 양팔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머리는 바닥에 닿지 않는 한 가깝게 댄다.

8. 몇 초 후 머리부터 천천히 그대로 들어 올린다.

9. 뫼산자 처럼 굽혔던 양팔을 수평으로 펴고 오른손이 아래로 왼손이 위로 가도록 원을 그리면서 맨 처음처럼 오른손은 손날을 앞으로 하여 얼굴 중앙에 왼손은 손바닥을 펴서 단전 위치에 오도록 한다.

10. 발가락을 까치발 세울 수 있도록 굽히고 무릎을 들어 올린 다음 까치발로 천천히 그대로 일어난다.

 

1-10까지의 동작을 49배 반복한다. (아!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호흡이 중요한데 설명은 생략한다. 하다가 보면 저절로 익혀지게 되기 때문이다.

49배를 하는 이유는 불교적인 역사 때문인지 아니면 고대로 부터 7이라는 숫자가 사용되어 왔기 때문 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여간 7 이라는 숫자는 자주 등장하며 7의 배수가 사용되기도 한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숫자들과 우리나라의 어떤 경전(이름을 잊어버림)에 나오는 숫자들이 일치한다는 내용 때문에 그 역사적 뿌리가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환국시대는 12국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환국의 12국에 해당하는 곳의 이름이 수밀이국 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수메르 문명으로 알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49배를 하면 50여분의 시간이 흐르니 한시간 정도의 운동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단배공을 하다가 보면 잠깐 딴 생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면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균형이 틀어져 몸이 흔들리거나 까치발을 놓치거나 사람에 따라서는 쓰려지려고도 한다. 오늘 잠깐 아래와 같은 딴 생각에 빠져 까치발을 놓쳤다.

단배공을 매일같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지는 3-4주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몇 주정도 하여서 어떤 효과를 몸으로 느낀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운동이라는 것은 반복과 연습이라는 속성에 있다고 생각해 봤다. 반복과 연습에는 시간의 흐름이 내재되어 있고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은 역사의 속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나의 몸은 내 행동의 역사적 결과인 것이다. (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다거나 느낄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단배공 1배가 시간이 흘러 쌓이고 쌓이면 그 만큼의 내공이 쌓이게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공이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장풍을 쏘는 내공이 아니다. 숙련도나 능력 또는 힘을 말한다.

빵집 이라는 압축프로그램을 만든 양병규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빵집 프로그램 메뉴의 도움말 쪽에 그의 인생에 있어서의 우여곡절과 그가 느꼈던 말을 써 놓았다.

인상 깊게 다가온 이야기가 있다.

강(江) 밑바닥 부터 벽돌을 쌓는다고 하자. 벽돌을 쌓고 쌓아도 강물 때문에 벽돌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 때는 지치기 쉽고 벽돌을 쌓는다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벽돌이 수면위에 올라오게 되면 어떤 결과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부터의 벽돌 한 장 한 장 쌓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성취감으로 다가 올 것이다. 결국 강 밑바닥에 존재하는 벽돌 하나 부터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것으로 부터 역사속에서의 개인의 역할과 지금이라는 현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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