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만큼 성공한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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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자의 눈꼴시움인가? <노는만큼 성공한다> 라는 책 제목이 어느정도는 마음에 거슬려 온다. 어쩌면 제목에서 ‘무슨 무슨 30가지’, ‘뭐 뭐 해야 할 50가지’ 무슨 처세술 비슷한 이런 제목들과 비슷한 책은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느낌은 편견이었다. 아주 유쾌하면서도 냉철한 책이며,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에 대한 느낌은 기본적으로 심리학을 밑 바닥에 깔아두고 그 위에 경제적인 면과 그에 따른 사회적인 분위기를 예를 들면서 ‘여가’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꼭 경제적인 면만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초반부를 읽으면서는 누구나가 읽어야 하는 책이겠지만, “이 책은 회사 사장들이 읽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전산쪽, 개발(프로그램)하는 쪽은 많은 회사에서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것이 부지기수 이다. 밤을 새워서 근무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장님을 만난적도 있었으나 그런 회사에서도 이상하게 밤은 새워지게 되어 있었다.

뭐 어쨌든, 최근들어 ‘천민자본주의’에 따른 ‘천민교육’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얼마전 우연히 만난 후배와 대화중에 ‘요즘 세상은 돈 없으면 죄인이다’ 라는 말을 듣고 답답한 심정이 들었던 적이 있다. 이것은 교육의 잘못이다. 하지만 이것은 돈(물질)이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최우선 목표는 인간(인성, 행복 등)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교육은 이제 돈(직업)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교육이 ‘개천에서 용나게’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그것이 기회라는 평등의 의미를 제공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여가의 의미가 무엇이며,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피아제, 비고츠기, 촘스기, 브루너 등 많은 심리학자들을 예를 드는데, 수업시간에 듣던 사람들의 이름이었기에 반가웠던 것도 사실이다. 피아제와 비고츠기는 교육학 구성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구성주의는 인지적 구성주의, 사회적 구성주의로 나뉘는데 그 각각의 대표자가 피아제와 비고츠키 인 것이다. 구성주의에서는 상황, 맥락, 협상을 아주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상황과 맥락을 통해서 정보가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한다.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라고 설명하는데, 창의성은 '낯설게 하기’있다고 말한다. 즉, 상황과 맥락을 통해서 이미 있어 왔던 정보를 낯설게 하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창의성이 21C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이런 창의성은 여가(놀이)를 통해서 더욱 개발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나에게는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적 의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창의성’ 역시 구성중의에서 아주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연구되어져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가를 설명하면서 요로다케시의 <유뇌론>을 통해서 만났던 ‘잉여’의 개념을 설명하기도 하고, 미하이 첵센트의 <몰입의 즐거움>에서 만났던 ‘몰입’을 통한 즐거움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는 느낌으로 여가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매일 하늘을 보지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의식적으로 하늘을 올려다 볼 때, 즉, 뭔가 마음에 변화가 있을 때만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아저씨는 MBC 아침 방송에서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팬이 된 것 같다. 요로다케시의 책들을 읽으면서 이렇게 쉬운 문체로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니 생각한 적이 있는데, 한국에도 이런 분이 계시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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