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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3 쨍한 사랑노래 2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황동규 시인의 "쨍한 사랑노래"이다. 천안에서 아이들과 산행을 가서 읽어 주다가 울컥 가슴이 뭉클했던 시이다. 오늘 하루 종일 '마음 없이 살고 싶다'는 말이 생각났는데 지금 이 시간에서야 황동규 시인의 시구(詩句)임을 알았다.
그녀는 빛 나는 어둠
그녀는 봄 나는 겨울
어둠은 빛을 동경하고 겨울은 봄을 동경하지만 빛 날수록 어둠은 더욱 어두어지고 겨울이 가야만 봄이 옴을 어둠은, 겨울은 이제 알게 되었다.
'떠나간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이 아프다' 생각했던 그 마음이 이제는 일부러 떠나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 아플 수도 있음을 배웠다. 일본 애니메이션 TV방영작 바람의 검심에서 주인공 켄신이 카오루를 떠나며 하는 말 "사요나라~! 카오루~!" 이제 떠나야만 하는 켄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녀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 뿐임을 알았다.
이제는, 아프지만 아프지 않게 말할 수 있다.
안녕~!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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