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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6 절차탁마대기만성을 읽고

절차탁마대기만성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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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드디어 절차탁마대기만성이란 김용옥 교수의 책을 읽었다. 한자어를 한자로 쓴것이 많아 무식이 한이라고 정말 옥편찾아가며 읽는데 힘이 들었던 것 같다. 2주가 넘게 읽은 듯 하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문맥에 따라 또는 부수를 보고 내가 읽을 수 있는 한자가 좀 있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무식이 자랑은 아니므로 각설하고, 독서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어 사이트에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글로 남기면 생각이 정리도 되고, 아직 절차탁마대기만성을 읽지 않으신 분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이다.

절차탁마대기만성은 크게 세주제로 나뉘어 진다.

- 東西解釋學理論의 역사적 개괄
- 讀書法과 판본학의 입장에서 새롭게 본 기독교
- 르네쌍스휴매니즘과 中國經學의 성립

아직은 김용옥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큰 뜻을 잡아내기에는 힘들다. 해석학과 독서법에 대한 내용이 있어 소개만 하려 한다.

좀 정확히 쓰려고 책을 뒤적거렸으나 몇페이지 인지 몰라 그냥 생각나는데로 쓰자면,

해석학에는 세가지 방법이 있단다. 이해의 방법, 철학의 방법, 비판의 방법.

어떤 텍스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해석학이 중요하다는 거다. 그 텍스트를 이해하게 되면 그 다음으로는 그 텍스를 행하여 할지에 대한 철학의 문제가 남게되고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한 비판의 문제가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해석학에 대한 내용 부분을 읽게 되면 도서양의 어원에서 시작하여 쓰임새까지 아주 세세하게 소개되고 있으나 위의 방법들이 주 골자로 생각되어 저것만 소개한 것이다.

해석학에서 중요한 것은 그 역사의 시대적 상황과 맥락인것 같다. 언제가 답사여행을 갔을때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 역사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던 것 같다.
김용옥 교수는 중국경전에 독서법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것을 해석학으로 보며 독서법을 다음과 같이 주자와 정자의 말을 인용한다. 저 독서법 또한 우리가 독서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여 발췌했다.


朱子의 독서법의 第二節을 소개한다.

[
독서를 내가 第二義的이라고 말한 것은 대저 우리의 삶의 길과 이치가 원래 옛부터 완전히 구비된 것, 그 자체로서 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려고 하는 사람은 아직 사람의 체험을 충분히 겪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런데 반하여 우리가 존중하는 책들의 저자(=聖人)들은 삶의 체험을 충분히 겪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것을 책 위에 써서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독서를 한다는 것은 그 많은 道理가 이해(=理會)되는 데 이르러서는 그 이해가 모두 내 자신이 옛부터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지 外面的으로 굴러들어온 것이 아니다.
]


程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聖人이 그 책을 지은 까닭의 뜻과 성인이 마음을 쓴 까닭과 성인이 성인다운 경지에 이른 까닭을 살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직 미치지 못한 것, 내가 아직 얻지 못한 것을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나가면서 구해야 한다. 낮에는 외워서 그것을 즐기고, 한밤중에는 그것을 반추한다. 마음의 편견을 없애고 육체적 컨디션을 평온하게 하고 의심을 풀어 버리면 성인의 뜻이 스스로 드러난다.
]

성인 대신에 저자란 말로 바꿔보면 될 듯하다. 우리는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저자의 배경등을 알아보고 생각하면서 읽는것은 분명 독서에 도움이 될 듯 하다.


다음은 서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절차탁마대기만성을 읽고 나면 저 시가 더욱 더 의미를 발함을 이 순간 느끼고 있다.

[
얼마전 저는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에 있는 운주사를 갔다 왔읍니다. 그것은 한국의 잃어버린 마야잉카였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내 삶의 최고의 감격과 전율을 그리고 환희를 느꼈읍니다. 그곳에서 지은 시조 한 수를 여기 남겨 너무도 피곤한 이 붓을 쉴까 합니다.



太虛의 運 휘몰아
떠나는배 너 運舟여

어이민등성 한오라기
여울길에 머물었는고

망국의 서름맺힌魄
따님스며 울먹여

모은손 가사밑에
올망진 바람바램

칠층구층 쌓인 돌은
마음대로 그랭이

무엇을 말하려는고
내몸비친 신화여

구름머문 마애얼굴
이데(idee)버린 너 雲住야

올망졸망 깍인선율
있음의 희비서려

좌불은 왜 누었는가
깨어나라 한얼아
]


좀전에 점심 먹으면서 "저, 내일부터 5일동안 단식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드렸다. 단식 끝나고 시간내서 운주사에 다녀와야 겠다. 운주사는 소설 "퇴마록 - 와불이일어나면" 읽고 나서 꼭 가보고 싶은 절이 었다. 그리고 운주사에서 10분 거리에 이번에 발제를 하신 한국요가협회 회장 안지용관장님도 계시다니 만나 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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