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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07 기천의 역근법과 명상의 관계에 대한 한의학적 고찰 - 정승호 원장

기천의 역근법과 명상의 관계에 대한 한의학적 고찰 - 정승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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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dangchan.org




기천의 역근법과 명상의 관계에 대한 한의학적 고찰 ….부산 기천문힐링센터 원장 정승호

(동산한의원 원장/한의사)


Ⅰ. 들어가며


최근 한의원에 오는 많은 환자 분들이 불면과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신경정신과를 다니거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신경정신과를 아무 거리낌없이 다니고 있다. 사회가 변한 것이다.


삶의 방향도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더 적극적으로 희구하는 힐링(healing)의 흐름이 대세가 되고 있다. 바야흐로 물질문명의 고도화와 함께 나타난 대중적 스트레스와 정신적 질환의 치유가 이 시대의 화두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기천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기천의 수련법이 기천무예 수련을 통한 호신(護身)과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질환의 치유로서, 혹은 몸과 마음이 평화로운 명상법으로서, 깨달음의 길로서 어떠한 가치가 있는걸까?


기천은 민족선도이며, 우리 민족 고유의 몸짓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전통무예로서 몸과 마음을 밝히는 깨달음의 길을 열어 주는 수련법이다. 기천의 수련법 중에서 기천에 고유한 역근법에 대해서 명상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기천이 건강과 명상, 깨달음의 길임을 밝히고자 한다.


Ⅱ. 기천의 역근법


1. 역근법(易筋法)의 한의학적 고찰


역근(易筋)이란 근육을 틀어 꺽은 상태를 말한다. 팔을 그대로 펴면 순근(順筋)의 상태지만 손목을 꺽으면 역근의 상태가 된다. 역근법은 무예적인 측면에서 근육을 강화시켜 공격과 방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팔을 역근의 상태로 비틈으로써 순간적으로 근육의 강직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역근의 수련법은 잔근육을 발달시킴과 동시에 빠른 스피드와 강한 힘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 기천태양역근마법내가신장 자세>


위의 그림은 기천 정공수련(靜功修練)의 핵심인 내가신장(內家神掌) 자세로서 팔을 들어올려 자연스럽게 양경맥(陽經脈)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게 하고 음경맥(陰經脈)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게 해 기맥을 뚫어준다.


또한, 손목과 팔목을 틀어 역근의 자세를 취함으로서 팔과 다리의 오수혈(五輸穴)을 자극시킨다. 인체에는 십이경맥(十二經脈)이 흐르고 있다. 이 십이경맥은 오장육부와 연결되며 팔 다리의 말단부위로 흐른다. 오수혈(五輸穴)은 십이경맥에 각각 정(井), 형(滎), 수(輸), 경(經), 합(合)의 5개 혈씩 모두 60개 혈(穴)이 있다. 모두 손발끝에서 팔꿈치 및 슬관절의 사이에 있는 혈자리이며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五行)의 혈자리로서 우주의 기운이 바로 연결되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기천의 역근법은 이 오수혈을 자극하여 경락과 연결된 오장육부를 활성화하고 면역을 증강시키며 온몸의 경락이 잘 돌게한다. 배가 아플때 손과 발의 양계혈, 해계혈에 침을 놓음으로써 복통을 사라지게 하듯 손목과 팔목을 꺽어 양계혈과 해계혈을 자극함으로써 위와 대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것이다. 평소에 위장장애가 있다면 기천수련의 역근법을 통해서 위장이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기천의 역근법은 온 몸에 부작용 없는 침을 놓아 오장육부를 치료하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과 같다.


무릎질환, 목과 어깨의 통증, 허리디스크, 통풍, 두통, 갱년기 장애, 월경통, 만성 소화불량, 허리디스크,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등의 대사성질환, 우울증, 피부질환및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등이 기천 수련을 통해 완치되거나 호전되는 것은 기천 역근법을 통한 오수혈의 자극으로 오장육부의 기능이 회복되고 막혀있는 기맥이 열려 온 몸의 자연치유력이 극대화 되는 것이다.


기천은 수련 체계법 전반에 걸쳐있는 강력한 역근법을 통하여 경락을 자연스럽게 소통시켜 온몸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초등학교 시절에 누구나 벌을 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벌을 설때 일단 무릎을 꿇고 앉은 다음 두팔을 위로 올린다. 언제부터 이러한 벌을 세웠는지 알 수 없지만 여기에 선조들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인체에는 수태음폐경을 시작으로 오장육부와 연결된 12경맥이 흐른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양경맥은 위에서 밑으로 흐르고 음경맥은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자세를 건강좌라 부른다. 무릎을 꿇고 앉아 벌서는 자세는 학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무릎꿇은 자세의 건강좌의 자세에서 팔을 들어올려 양경맥과 음경맥을 뚫어주는 최고의 건강법인 동시에 정신수양법이었던 것이다. 청자색의 도자기를 빚어내던 우리 선조들은 벌서는 것까지도 이렇게 건강과 정신수양의 도를 추구했던 것이다


2. 육합단공(六合丹功)의 역근법과 경혈자극


기천 정공수련(靜功修練)의 기본에는 육합단공(六合丹功)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내가신장을 포함한 여섯가지의 자세를 통해 내력을 기르고 동공수련(動功修練)을 하기위한 기반을 쌓는다. 한 자세를 고정된 상태로 최소 1~2분에서 몇 시간씩 서는 것이다.


내가신장 범도세 대도세 소도세 금계세 허공세


< 육합단공의 여섯가지 자세>


위 그림의 육합단공의 자세들의 특징을 모면 모두 팔목과 무릎, 발목을 꺽어서 자극을 주는 역근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팔 다리의 오수혈을 자극해 기맥을 열어주는 자세인 것이다.


달리기, 테니스, 축구, 등산등의 운동을 하고 난 뒤에는 체력이 소진되고 기력이 떨어져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운동을 하고 난 뒤의 기분은 상쾌하지만 기진맥진하며,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많이 가서 나이가 들어서는 하기가 힘들다.


기천의 육합단공은 수련을 할 때에는 다른 일반적인 운동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고정된 자세와 인내심을 요하지만, 수련이 끝나고 난 뒤에는 몸이 날아갈 듯이 가볍다. 역근과 경락순환의 원리가 기천수련법의 전반적 체계에 녹아 있기 때문에 그렇다. 더구나 정공의 수련법은 나이가 들어서도 무리없이 할 수 있다.


서울 장안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모 원장은 군대 시절에 초소 근무를 많이 서서 제대 후에도 무릎 통증으로 고생했으며, 온갖 방법을 써도 낫지 않았는데 기천수련을 통해 씻은 듯이 무릎 통증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무릎관절염에는 위의 네 번째 그림인 소도세가 특히 좋은데, 엄지발가락의 간경락과 비경락을 자극하고 용천혈을 비롯한 신장경락과 위경락을 자극해 무릎의 경락순환이 좋아져 무릎관절염이 치료되는 것이다. 소도세는 무릎에 체중이 실리는 자세이며, 근육의 관점에서만 보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데 오히려 무릎이 좋아지는 것이다. 근육의 힘을 뛰어 넘는 역근과 경락의 이치를 우리 선조들은 이미 몸으로써 체득하고 있었다.


한의원의 환자분들과 기천문 힐링센터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고질적으로 잘 낫지않는 질환들이 기천 수련을 통해 호전이 되는 것을 확인 하고 있다.


기천은 건강법으로서 다른 어떤 치료법보다도 유용한 가치가 있다.


Ⅲ. 기천은 명상법이다.


1. 명상이란?


명상〔meditation, 冥想〕이란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몰입시켜 내면의 자아를 확립하거나 종교 수행을 위한 정신집중을 널리 일컫는 말이며,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아무런 왜곡없는 순수한 마음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초월(transcendence)이라 하며 이를 실천하려는 것이 명상(meditation)이다.


명상의 궁극적인 방향은 초월적이며 고요하고 순수한 상태이다. 현대의 대중들은 초월적 상태의 해탈이 아니더라도 명상법을 통해 마음을 정화시키고 안정시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다.


2. 명상 유형


명상법을 보면 요가, 참선, 초월명상(TM)과 같은 인도에 기원을 둔 전통적 명상법,단전호흡과 같은 호흡수련법, 미국에서 유행한 이완반응법(Benson식 이완), 위빠사나(알아차림의 명상), 아바타(의도를 중시하는 의식명상)등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요가 명상법은 기원전 2세기경 판탄잘리(Pantanjali)라는 인도의 요기(요가 선생)가 편찬한 요가 경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요가의 목적은 마음의 동요가 인간 존재의 고통의 씨앗이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의 동요를 멈추고 제어함으로써 삼매(삼매)의 경지에 이르려는 것이다. 흔히 요가라 하면 신체 수련을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신체 수련을 특별히 강조하는 하타요가(hatha yoga)의 수련법이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불교명상의 목표는 초월을 통해 열반에 이르는 것이다. 열반은 가장 심오한 경지의 평정상태로 집착대상이 없는 각성 상태이다. 특히 화두선(話頭禪)은 비논리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명상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두는 논리적으로 풀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되는 문제로 약 1700여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화두는 스승이 제자에게 부여하며 제자는 이 화두에 온 마음을 집중한다. 화두선은 주로 중국 불교 선종의 한 파인 임제종 계통에서 수행된다. 화두선을 뚫고 나오면 견성의 경지로 갈 수 있지만, 대부분은 화두에 막혀 몸과 정신을 상하고 있다. 화두선을 함과 동시에 몸을 다스리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기천수련과 같은 전통적 몸수련법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단전호흡과 같은 호흡수련법은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는 집중명상법으로 단전을 형성시켜 소주천(小周天)과 대주천(大周天)을 통해 초월의 경지를 추구하고 있다. 대부분 누워서 하는 와법(臥法)과 앉아서 하는 좌법(坐法)위주의 호흡수련을 추구하고 있다. 이와같은 단전호흡은 작은 그릇으로 많은 물을 담는 모양새가 되어 기맥이 막히거나 기운이 위로 뜨는 상기(上氣)증상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단전호흡의 전통은 기천과 같은 몸수련이 위주가 되어 자연스럽게 단전호흡이 되도록 하는 것인데 현대에 맞추어 단전호흡의 형식을 맞추다 보니 자기최면의 단전호흡에 걸려 진기가 아닌 기운으로 임독맥의 소주천을 이루었다고 착각하는 사례가 허다하며 조금만 생활이 부조화로우면 다시 건강이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명상법이 현대에 유행하고 있으며, 대중들은 명상법을 통해 초월적 경지로는 가지 못하더라도 몸과 마음의 힐링을 갈망하고 있다.


3. 역근과 명상


대부분의 명상은 의식위주이다. 단일한 대상이든, 반복적인 자극대상이든, 매순간의 경험에 집중하든, 알아차림이든, 의식을 집중시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내면의 의식을 순수차원으로 끌어 올리려고 끊임없이 의식을 조종한다. 의식을 한가지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의식을 느끼고 집착과 잡념을 뛰어넘는 시도를 반복하는 것이다.


기천은 어떠한가? 오직 몸수련을 할 뿐이다. 그런데 기천의 몸수련을 하면서 왜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는가? 움직이는 것은 같은데 달리기를 하거나 등산을 할때 느끼지 못하는 통찰과 초월을 왜 경험하는가?


그 해답은 기천수련의 역근법에 있다.


역근법은 경혈을 자극해 기혈의 흐름을 좋게할 뿐만 아니라, 경락과 연결된 오장육부를 변화시키고 오장육부가 관장하는 칠정(七情)을 안정화시켜 집착과 잡념을 자연스럽게 떨치고 초월의 경지로 성큼 올라가게 한다.


칠정(七情)은 희(喜, 기뻐하는 것), 노(怒, 성내는 것), 우(憂, 근심하는 것), 사(思,생각하는 것), 비(悲, 슬퍼하는 것), 경(驚, 놀라는 것), 공(恐, 두려워하는 것)의 7가지의 정서상태이다. 칠정과 오장육부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화를 많이 내면 간이 상하며, 간에 병이 들면 조그만 일에도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크게 화를 내게 된다. 어떤 이가 화를 잘 내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간이 병든 상태일 수 있으며, 간의 기능이 좋아지면 울체됨이 없이 기운의 순환이 잘 이루어져 쉽게 화내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새벽에 기천 수련을 하고 나면 누가 시비를 걸어도 쉽게 화가 나지 않는다. 외부의 상황을 무심하게 바라 보아 진다. 그런데 수련을 하지 않는 날에는 누가 인사만 안해도 나도 모르게 화가 올라온다. 기천 수련을 반복하면 할수록 예전에는 쉽게 화를 낼 상황인데, 어느새 상황을 초월해 있는 나를 발견한다.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나의 틀이 바뀌어서 화의 감정 조차 없었던 것이다.


심장은 기뻐하는 것, 비장은 생각하는 것, 폐는 슬퍼하는 것, 신장은 두려움과 관계가 있다. 칠정이 과하면 오장육부를 상하게 하고, 오장육부가 병들면 쉽게 칠정에 좌지우지 된다. 기천의 역근법은 간, 심, 비, 폐, 신의 경락을 활성화시켜 오장육부가 관장하는 칠정이 고요해진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명상법들은 명상을 하면서 앉아있는 수많은 시간들을 칠정의 상태에서 벗어 날려고 의식을 집중하고, 느끼고,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기천은 역근의 수련법속에 명상법이 같이 있다. 기천은 몸수련을 통해 강력한 명상을 수련전체에 걸쳐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한다. 포기하지 않고 정법의 기천수련을 해낼 수만 있다면 기천 역근의 명상법을 통해 초월과 해탈의 경지로 갈 수 있다.


기천은 역근을 통해 오장육부의 자연치유력을 회복시켜 질병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강력한 원초적 힘을 키우고 에너지를 증강시킨다. 오장육부의 에너지가 증강이 되면 사람의 틀이 바뀐다. 그릇이 커지는 것이다. 큰 그릇에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듯이 기천은 역근의 수련을 통해 큰 그릇을 만들어 주는 근본의 공부이다. 큰 그릇은 칠정을 통제 하고 순수의식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만들어 주는 강력한 힘을 내포한다. 근기를 키우는 것이 기천공부의 핵심이며, 기천역근법은 그 길로 이끌어 준다.


특히 단배공의 천배 수련은 10시간 이상을 역근한 상태로 절을 해야하는 기천의 고유한 절 수련법으로 고통을 이겨내는 단순한 인내심의 훈련이 아니라 역근을 통하여 자의식을 순수의식으로 인도하는 최고의 수련법이며, 성찰과 자기관조로 가는 명상법이다.


Ⅳ. 마치며


말과 글에 집착하지 말고 몸으로 수행하라는 기천 문훈은 기천수련법 안에 이미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가르침이었다.


기천을 제대로 수련만 하면 모든 것을 가지고 모든 것을 버리며 대자유의 경지로 갈 수 있다. 그 길로 인도하는 용의 꼬리는 이미 사방천지에 드러나 있다.


누가 용의 꼬리를 붙잡아 타고 올라갈 것인가?


그래도 기천 수련은 힘들어서 어려운가? 그런가?


어려우면 같이 가고, 넘어지면 또 일어서면 된다.


불굴의 신념은 불굴의 행동을 만들지 않던가?


도인(道人)은 길을 가는 사람이며…..이미 그 길 위에 있음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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